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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영웅견’ 독살한 범인의 최후…징역 10년 6개월


재해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활약했던 ‘멕시코 영웅견’을 독살한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멕시코 케레타로 법원 알리시아 바수토 가르시아 판사는 적십자사 구조견 아토스와 정서치료지원견 탕고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230만 페소(약 1억 5000만원)의 배상액을 적십자사 등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해 6월 14일 적십자사 건물에 침입해 아토스와 탕고에게 독극물을 묻힌 소시지를 먹여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견 측 대변인인 모니카 우에르타 무뇨스 변호사는 이번 선고에 대해 “피고인은 최고 18년형을 받을 수 있었다”며 “동물학대에 대해 멕시코 사법당국에서 처음 심리한 사건으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더콜리 품종인 아토스는 국제수색구조견협회에서 인증한 전문견이다. 아토스는 지난 2017년 9월 19일 200여명이 사망한 규모 7.1의 멕시코 대지진 당시 잔해 속에서 인명을 구조해 영웅견으로 불렸다. 이 외에도 과테말라 화산 폭발 현장에도 수색에 투입됐다.

아토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케레타로 구조팀은 SNS에 “아토스는 ‘찾아!’라는 단어를 들으면 앞에 있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미지의 환경에 뛰어들었다”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봉사한 우리의 충실한 파트너였다”고 애도글을 올렸다.

요크셔테리어인 탕고는 유순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지닌 개로 알려졌다. 탕고는 비극적 사건을 겪은 후 고도의 스트레스와 불안,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정서적 치료를 지원했다.

이번 재판은 동물을 학대하고 죽인 범인에 대한 멕시코 내 첫 재판인 만큼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공판 과정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과테말라 소방대원, 공무원, 수의사, 구조견 훈련 전문가 등이 대거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아토스와 탕고의 생전 활약상을 생생히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