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홍수와 가뭄이라는 정반대의 자연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블룸버그 통신이 어제(31일) 보도했다.
최근 기록적 폭우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막대한 수해를 봤다.
파키스탄에서는 6월부터 석달간 계속된 비로 어린이 약 380명을 포함해 1천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가옥 100만여 채가 부서졌다.
셰라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피해 복구에 100억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면적으로 치면 피해 지역은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에 이른다.
미시시피주 주도 잭슨시도 지난주 내린 폭우로 약 15만 명이 식수 부족 사태를 겪고 강물이 범람해 민가가 침수되는 등 일상생활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십 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과 폭우 피해를 잇달아 겪는 곳도 있다.
콜로라도주 주도 덴버는 얼마 전까지 폭염과 가뭄이 덮쳤는데 이제는 기록적 폭우에 시달리고 있다.
쓰촨성 등 중국 서부 지역도 올여름 닥친 폭염과 가뭄에 전력 부족까지 겪다가 지금은 폭우로 11만 명 이상이 대피하는 등 극단적 이상기후로 피해받고 있다.
쓰촨성 당국은 안전을 위해 광산 300여 곳에 대해 인력을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양극단 현상인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온난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매사추세츠 우드웰 기후연구센터의 제니퍼 프랜시스 수석 과학자는 더 두꺼워진 온실가스 장막 아래에서 대기와 바다가 따뜻해지면 더 많은 수증기가 대기 중으로 증발한다며 이는 뇌우, 허리케인, 몬순 등에 더 많은 수분을 공급하고 결국 이를 부채질한다고 설명했다.
UCLA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도 지구 기온이 올라간다는 건 데워진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 국가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1도 증가할 때마다 대기 중의 수증기 수용량은 약 7%씩 증가한다.
NCEI는 올해 1∼7월이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이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6번째로 가장 더운 7개월이었다고 밝혔다.
스웨인 기후학자는 이같이 기온이 올라갈수록 대기가 대지의 물을 더 많이 빨아들이는 거대한 '스펀지'가 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 암울한 전망은 이미 현실에 가까워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은 앞으로 3개월간 더 많은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키스탄에서도 뜨거워진 대기로 흡수된 더 많은 수분으로 매년 발생하는 몬순의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