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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도착…“사찰 이틀 이상 걸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핵 재난’ 상황을 막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1일(현지시간) 원전 현장에 도착했다.

AFP,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IAEA 사찰단이 이날 오후 발전소에 도착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현장에서도 사찰단이 다수의 러시아군 호송 대열과 함께 발전소에 도착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사찰단은 현장에서 원전의 피해 상황과 안전 대책을 점검하며 상주할 계획이다.

사찰단은 이날 오전 발전소에서 약 55㎞ 떨어진 우크라이나 영토 자포리자시에서 출발했으나 현장 주변에서 포격이 끊이지 않으면서 도착이 지연됐다. 업체는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포격 탓에 사찰단이 원전에서 약 20㎞ 거리의 우크라이나 측 검문소에 도착한 뒤 상황이 진정되기까지 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IAEA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약 3시간이 지연됐다면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임무 착수를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직접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 무렵 자포리자 원전이 있는 러시아 점령지 에네르호다르시에서는 주거용 건물이 폭격을 받아 주민들이 대피해야 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러시아군은 주변에서 군사작전을 펼쳤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원전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사찰단이 상시 또는 지속해서 원전에 머물 수 있다면 임무를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사찰 첫 단계는 며칠이 걸릴 듯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발전소를 안전하게 지키고, 사찰단이 임무를 완수하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하고 있다”며 “사찰단도 공정성을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15일부터 러시아군 500명이 감시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원자로를 가동시키고 있어 러시아 측 반대로 IAEA 조사가 하루 동안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장 한 가운데서 방사능 유출 위기가 잠재돼 있는 원전이 가동되기는 자포리자가 처음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2개 원자로 모두 전기공급이 끊기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해 국제적 우려가 비등해졌고, 조사단 접근에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방문을 허용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