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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부·간호사의 아들, 미 연방항소법원 판사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인 한국계 판사가 미국 연방 제7항소법원 판사가 됐다. 덕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은 “아메리칸드림의 구현”이라고 축하했다.

미 상원은 7일(현지시간) 존 리(54·한국명 이지훈) 판사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 처리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일리노이 북부지원에서 근무하던 리 판사를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리 판사는 파독 광부였던 이선구씨와 간호사 이화자씨의 3남 중 장남으로 1968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이후 4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시카고에 이민했다. 더빈 위원장은 법사위 표결 전 “시카고 알버니파크의 방 1개짜리 아파트에서 미국생활을 시작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리 판사는 하버드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 법무부 환경·자연자원국 법정 변호사, 검찰총장 특별 보좌관 등을 지냈다. 1994년부터는 시카고 대형 로펌 ‘메이어 브라운’ ‘그리포 앤드 엘든’ ‘프리본 앤드 피터스’ 등에서 반독점, 통상규제, 지적재산권 등과 관련한 상업 분쟁 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2년부터 종신직인 시카고 연방법원 판사로 일했다.

더빈 위원장은 인준안이 통과되자 보도자료를 내고 “리 판사는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일리노이 연방법원 판사에 오르는 역사를 썼고, 오늘은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연방 제7항소법원 판사가 되면서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시민과 인권 리더십 콘퍼런스’도 성명을 내고 “리 판사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정한 법조인”이라며 “제7 연방항소법원에서 일하는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판사로서 역사적인 이정표가 됐다”고 환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