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엘리자베스 2세, 생전에 이스라엘 방문하지 않아

여왕으로서 70년을 집권하면서 전세계를 누볐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생전에 이스라엘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재위 기간 70년 동안 전세계를 돌면서 셀 수 없는 국가들을 방문했지만 이스라엘을 한번도 찾지 않았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중동 국가들, 북아프리카의 아랍권 국가들도 찾아갔지만 이스라엘만은 예외였다.

특히, 아일랜드 태생으로 1983년부터 1993년까지 10년간 이스라엘을 이끌었던 차임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정식으로 초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2세는 응하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가 이스라엘 땅에 끝내 발을 들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 이제와서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추측할만한 근거를 제시했는데 1984년 엘리자베스 2세가 당시 요르단을 방문한 이후에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처지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즉, 엘리자베스 2세가 이스라엘의 對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여기에 더해 영국 외교부가 나서 엘리자베스 2세에게 아랍 국가들이 집단 반발할 가능성 때문에 이스라엘 방문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을 했을 가능성도 높다며 여왕에게 이스라엘이 부정적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편인 필립공(1994년)과 아들인 찰스 3세(1995년), 윌리엄 왕자(2018년) 등 영국 왕족들은 각각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스라엘 패싱'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영국 외교부가 아랍권의 반발을 우려해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말라고 조언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고 소개했다.

일간 하레츠는 1986년 당시 마거릿 대처 총리가 영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여왕이 언제 이스라엘을 방문할지를 묻는 현지 기자들에게 영국 총리인 자신이 여기 있다고 답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스라엘에 부임하는 영국 대사들이 같은 질문에 약속이나 한 듯 항구적인 평화가 찾아올 때라고 답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그러면서 일간 하레츠는 이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이스라엘 외면을 사실상 ‘비공식적 보이콧;을 했던 것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여왕은 영국 내 유대인 커뮤니티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최고 랍비 임마누엘 야코보비츠와 조너선 삭스에게 각각 귀족 지위를 부여하고 다수의 영국 내 유대인에게 기사 작위를 하사했다.

현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애도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영국 왕가와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언급하며 여왕이 비교불가능한 지도력과 헌신을 남겼다는 애도문을 발표했다.

하임 헤르조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이작 헤르조그 현 대통령은 한 시대가 저물었다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역사적 인물로 꼽았다.

엘리자베스 2세가 역사를 살았고, 또 역사를 만들었으며, 참으로 훌륭하고 감명 깊은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