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나와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11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15명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6명은 베이징화공대학 창핑 캠퍼스, 4명은 촨메이대학, 2명은 중앙민족대학 부속 중학교에서 나왔다. 베이징시 당국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교 밖을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통제 관리에 들어갔다. 또 13일 중추절 연휴가 끝나고 학교에 복귀하는 경우 48시간 내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공산당 최대 정치 행사를 앞둔 중국 지도부에 코로나19 확산은 치명타다. 시 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방역 성과를 자신의 최대 치적이자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당 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장기 집권의 명분이 무색해지는 데다 행사 규모와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 축제 분위기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때도 초청 인원을 200명으로 줄이고 베이징 밖에서 온 사람들의 참석을 제한하는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전역의 신규 감염자 수는 11일 949명으로 한 달여 만에 1000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확산세가 완전히 잡힌 것은 아니다. 중국에선 지난달 10일부터 32일 연속 신규 감염자가 1000명을 넘었다. 사흘 동안 이어진 중추절 연휴가 끝나면 감염자 수는 일시적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다음 달 국경절 연휴는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고비로 꼽힌다.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청두는 지난 1일부터 전면 봉쇄와 위험 수준에 따라 통제 수위를 나누는 표적형 봉쇄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일주일 내에 감염자가 나온 지역으로의 여행과 출장을 금지하고 중추절 연휴 기간 시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