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 개입을 하겠다고 또 한차례 분명히 밝힘에 따라 미중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18일) 방영된 CBS의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물음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에서와 달리 미군 부대, 병력이 중국의 침공 때 방어에 나서는 것이냐고 구체적으로 묻는 후속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의 유사시 대만 방어 발언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발언하면 연방 정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며 진화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지난 5월 23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며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했다.
또 지난해 8월 abc 방송 인터뷰와 같은 해 10월 생중계된 CNN 타운홀 행사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때마다 백악관 또는 국방부 등이 나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취지의 발언이 이번까지 4차례 나오면서 미국이 대만 방어와 관련해 오랫동안 견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전략적 명확성' 기조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관련한 유명무실화 논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으로 미중관계에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대만과 관계를 정의하기 위해 도입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경하려는 것이연빙 정부의 정리된 입장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 정책과 미국의 유사시 대만 방어 공약은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의 '반복성'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발언의 '시기'다.
지난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세로 고강도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대만해협 중간선을 상시로 넘어서는 등 무력시위의 차원을 그 이전과 달리했다.
또 대만과의 관계를 정식 수교 직전 단계로 격상하고, 동맹국 수준의 안보상 지원을 약속하는 대만정책법안이 지난 14일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하자, 중국 정부는 "극도로 엄중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모두 중대 정치 일정을 코앞에 두고 대외정책의 핵심 이슈인미중관계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 어려운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정책법안이 법제화하고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이 정식 또는 사실상 폐기될 경우 중국은 그것을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간주하고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