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흑인 역사의 달' 첫날에.. 치킨과 수박 급식 논란

‘흑인 역사의 달’인 2월 첫날에 나온 중학교 급식 메뉴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 1일 뉴욕 나이엑 (Nyack) 중학교 급식 메뉴로, 예로부터 흑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수박과 프라이드 치킨이 제공됐기 때문이다.

수박은 과거 많은 흑인들이 자급자족을 위해 재배해 팔았던 과일이다.

값이 저렴하고 지저분하게 먹는다는 이유로 일부 백인들이 흑인을 비하, 조롱할 때 수박을 언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의 상징이 된 수박이 나중에 노예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빈곤’, ‘더러움’, ‘게으름’ 등 비하하는 맥락으로 사용된 것이다.

치킨도 마찬가지다.

치킨은 남북전쟁 이전 목화농장 지주들이 흑인 노예들에게 제공하던 음식에서 유래했다.

백인들은 먹기 편한 몸통 부위를 소비했고 남은 부분인 목이나 날개, 다리 등 뼈가 많은 부위는 노예들에게 튀겨 제공됐다.

치킨은 이후 노예제가 폐지되면서 백인들도 먹기 시작했지만 맥락에 따라 아프리카계 흑인을 조롱하는데 사용되는 인종차별적 의미로 종종 쓰인다.

이런 메뉴가 급식으로 나오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나이엑 중학교 교장은 성명을 통해 원래 급식 메뉴로 치즈 스테이크와 브로콜리, 과일이 나올 예정이었지만 식재료 납품업체인 ‘아라마크 (Aramark)’가 갑작스럽게 메뉴를 변경해 급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흑인 역사의 달 첫날부터 이러한 메뉴를 제공한 것은 변명할 수 없이 무감각했고, 흑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몰상식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아라마크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메뉴 선정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는 지난 2018년에도 유사한 사건으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뉴욕대학교의 식당 메뉴로  ‘수박맛 음료’를 제공한 것인데, 당시 뉴욕대의 흑인 학생회가 이를 문제 삼았고 대학 측은 아라마크와의 급식 공급 계약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