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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 섬나라 대통령 “기후변화 전면전 선포해야” 울분


기후변화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태평양 섬나라 마셜제도의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울분을 토했다. 덴마크는 선진국 중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 기후 피해로 인한 지원금을 약속했다.

데이비드 카부아 마셜제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금세기 최대 난제인 기후변화 괴물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할 것을 세계에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평균 고도가 해발 2m에 불과한 마셜제도는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카부아 대통령은 “세상은 화석연료 중독을 깨부수는 데 실패했다”면서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항공·해운 산업에 대응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물에 잠길 경우 인명구조 대책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고 있다. 작은 섬나라들은 특히 그렇다”며 현실을 전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연설에서 “이미 오래전에 (기후변화 대응) 대책을 논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책임이 크지 않은 나라들이 오히려 더 많은 고통을 받는 게 현실”이라며 선진국이 개도국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는 국가 차원에서 ‘기후 피해’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플레밍 묄러 모르텐센 덴마크 개발부 장관은 유엔총회 부대행사에 참석해 기후변화로 손실을 겪는 개발도상국에 1300만 달러(180억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모르텐센 장관은 성명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 기후기금은 아프리카 서북부 사헬을 비롯한 기후변화 취약 지역에 쓰일 예정이다. 사헬 지역은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에서 동부 에티오피아와 지부티까지 약 6000㎞에 이르는 지역이다. 긴 띠의 형태여서 ‘사헬 벨트’로도 불리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기근으로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