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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 협박에… 美 “필요시 전략태세 변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에 미국이 전략 태세 변경 가능성을 언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을 요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1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러시아의 전략 태세에 대해 최선을 다해 감시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전략 태세를) 바꿔야 한다면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태세 변경이 필요하다는 신호는 없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핵무기 사용이 엄포가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 발언에 대해 “무책임한 수사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TV연설에서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선포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러시아 건국 116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서도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은 바람이 그들을 향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의무를 무시하며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며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고,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규탄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한 사람이 선택한 매우 노골적인 전쟁으로, 세계는 이런 터무니없는 행위를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며 “러시아는 뻔뻔하게도 유엔헌장의 핵심 교리를 위배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푸틴을 비판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 총리실은 “양 정상이 푸틴의 호전적 발언을 규탄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다룰 특별재판소 설치와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을 주장했다. 그는 “(동원령 선포는) 러시아가 전쟁 종식에 진지한 뜻이 없다는 의미”라며 “침략자가 국제기구의 의사 결정 당사자라면 그로부터 격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과 러시아에서 미국대사로 일한 토머스 피커링은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푸틴은 전쟁 실패로 인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수준이 세진 건 전쟁 패배와 그로 인해 권력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