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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비판론 고조… “110년 역사상 가장 큰 실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 발표 이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정책 실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통화정책 전환의 시기를 실기해 미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높였고, 저소득·중산층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다.

세계적 투자전략가인 제레미 시걸 와튼 스쿨 교수는 23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지난해 모든 상품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올라갈 때 금리 인상 필요가 없다고 했고, 가격이 하락하는 지금은 내년까지 긴축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며 “지난 2년은 연준 110년 역사상 가장 큰 정책 실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시걸 교수는 “유가가 하락했고, 주택 가격과 주택 건설 활동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년 경기침체를 예상한다”며 “이제 노동자와 중산층 미국인들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시걸 교수 발언을 리트윗하며 “그가 분명히 옳다”고 거들었다.

스티브 행크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경제학 교수는 “(연준 정책으로) 광의통화 공급이 너무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양적긴축이 이를 더 가속하고 있다”며 “미국의 침체 가능성은 50%보다 훨씬 높다. 80% 이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UC 버클리)의 제임스 윌콕스 교수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지난여름 이후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경제에) 앞으로 더 많은 폭풍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 전문가와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글로벌 회계자문업체 그랜튼손튼이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72%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이라고 여겼다. CNBC가 이코노미스트, 펀드 매니저 등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52%로 나타났다.

미국 보험사인 매스뮤추얼 설문에서는 미국인 56%가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답했다. 응답자 49%는 내년 경기침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