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푸틴, 지지율 83% ‘5년만에 최고’…전쟁 후 더 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항공산업 관련 화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지난 1월 69%보다 14%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다. 러시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달에 비해 17% 상승한 69%로, 1996년 레바다센터가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30일 러시아 성인 16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부와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등의 신뢰도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친정부 여론조사기관들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여론조사가 실상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여기지만, 민심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레바다센터의 데니스 볼코프 이사는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많은 러시아인이 초기에 충격과 혼돈을 느꼈지만 러시아가 서방에 포위당하면서 지도자에 대한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믿음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방과 대치 국면은 러시아인을 뭉치게 했다”며 응답자 일부는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래야 하는 때’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 “(국제사회의) 모두가 우리를 반대한다. 푸틴 대통령이 우리를 막아주지 않으면 우리는 산 채로 잡아먹힐 것이라는 생각이 깔린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고강도 제재가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푸틴 대통령의 전 정치 고문 글렙 파블로프스키는 “러시아 국민은 서방이 러시아를 파괴하려 한다고 믿는다”며 “국제적인 제재는 러시아인들을 단결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입장과 반대되는 내용에 대한 언론 보도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는 전쟁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을 보내고 단독 시위자들까지 구금했다”며 “러시아인들은 보안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크렘린궁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불만의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