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폴리티코의 1일(현지시간) 보도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신청을 두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에 대한 지지만 재확인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대해 유럽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동맹 가입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새 회원국 수락에 대한 결정은 30개 회원국 모두가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분쟁의 시발점이 나토 가입 시도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분쟁 당사국으로 휘말려 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은 분쟁 당사자가 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제3차 세계대전을 앞당기게 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곳에 대한 공식 합병을 선언하자 대국민 연설에서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다른 러시아 대통령과만 대화가 준비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을 거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신속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는 등 우리는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자국 총리 및 국회의장과 함께 관련 문서에 서명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