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설적인 골키퍼로 활약했던 이케르 카시야스(41)가 9일(한국시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면서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카시야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나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카시야스와 전 스페인 축구 대표팀 동료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숙적 FC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44)은 카시야스의 게시글에 즉각 화답했다. 푸욜은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할 때다”라고 적었다. 하트 이모지도 함께였다.
카시야스의 게시글은 올린 지 약 1시간여 만에 삭제됐다. 카시야스의 이번 게시글을 두고 최근 열애설이 불거진 가수 샤키라(45)와의 열애설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샤키라와의 관계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농담조로 쓴 글이라는 것이다. 카시야스와 절친한 관계인 푸욜은 이를 알고 재치있게 받아준 것으로 해석된다.
카시야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헤라르드 피케(35)의 전 부인인 샤키라와의 열애설이 제기되자 강한 불쾌감을 토로한 바 있다.
카시야스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다. 16년간 725경기에 출장해 프리메라리가에서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숱한 영광을 함께 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운재와 승부차기 대결을 펼친 스페인 수문장으로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당시 카시야스는 한국과의 8강 승부차기에서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 홍명보에게 잇따라 득점을 허용했다. 이운재는 골문 오른쪽으로 향한 스페인 네 번째 키커인 호아킨 산세스(41·레알 베티스)의 슛을 막아내며 카시야스에게 판정승했다.
카시야스는 불혹에 가까운 나이까지 선수로 활동하다 2020년 포르투갈 프로축구 프리메이라리가 소속팀 포르투에서 훈련하던 중 심장마비를 겪어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해 재단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카시야스와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에서 함께 활약했던 푸욜 역시 카시야스 못지않은 선수다. 푸욜은 1995년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FC바르셀로나 한 팀에서만 활약하며 바르셀로나의 심장으로 불렸다.
카시야스와 푸욜은 스페인의 유로2008, 2010남아공월드컵, 유로2012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금자탑을 함께 쌓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