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학의 한 법학부 교수가 수년 전 시험 중 압수했던 컨닝(cheating)펜을 공개한 사진이 화제다. 총 11자루의 볼펜 몸통에 글씨가 빼곡히 새겨진 모습은 스페인은 물론 한국에도 뒤늦게 알려지며 다양한 반응을 낳고 있다.
데일리메일 등 여러 외신은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말라가 대학의 법학부 요란다 데 루치 교수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커닝펜’에 대해 보도했다.
루치 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사무실을 정리하다 수년 전 컨닝으로 압수했던 펜 11자루를 발견했다며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볼펜을 자세히 보면 투명한 몸통에 글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요란다 교수는 “이 펜은 몇 년 전 형사소송법 시험에서 압수한 것”이라면서 “당시 학생은 컨닝을 위해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 예술이다(Que arte!)”라고 적었다.
요란다 교수의 트윗에는 해당 컨닝펜을 만들었던 학생의 지인이라고 밝힌 이가 댓글을 달기도 했다. ‘곤조(Gonzo)’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그는 익명을 전제로 한 자신의 친구가 집에 남아있던 컨닝용 펜을 보여줬다며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컨닝펜이 만들어지게 된 비법을 함께 전했다. 바로 샤프 펜슬의 심을 얇은 바늘로 대체한 뒤 그 샤프 펜슬로 볼펜 본체에 문자를 새겼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사용된 샤프펜슬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에 요란다 교수는 “지금 학생들은 버튼만 누르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어 컨닝을 하려고 이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치 역사적 유물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누리꾼들도 이를 보고 “만들면서 외워지겠다” “무슨 룬 문자냐” “죄수가 할 짓을 법대생이 하고 있네” “저 노력으로 공부했으면 외웠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