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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유산 지키자’…中 매체들, 불만 폭주에도 ‘제로 코로나’ 옹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름하고 있지만 관영 매체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 옹호에 여념이 없다. 잇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핵심 성과로 여겨지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봉쇄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지자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가 동서로 양분돼 순환 봉쇄에 들어간 지난달 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의 코로나 방역에서 시 주석의 역할을 강조하며 인민의 삶을 보호하려는 시 주석의 비전과 노력을 칭송했다. 지난 31일엔 관영 신화통신이 논평을 통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MP는 “이들 매체가 전하는 메시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로 코로나는 중국의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 주석이 올 가을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시 주석의 주요 정치적 유산으로 내세우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지지가 있긴 하지만, 최근의 확산세 속에서 선전과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엄격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중국의 몇몇 전염병 전문가들도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지적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달 17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빗대며 “매우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화통신은 지난 31일 논평에서 누적 감염자와 사망자가 각각 약 8000만명, 97만명인 미국의 상황은 일부 서방 국가의 방역 정책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또 선전시를 정확한 방역과 통제의 좋은 예로 꼽으면서 중국이 여전히 대규모 감염과 공급망 교란 없이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NYT의 다른 기사를 소개했다.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방역 성과는 당 고위 간부들에 대한 주요 평가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구쑤 난징대 정치학과 교수는 SCMP에 “중국 정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간부에게 방역 실패는 경력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현재 상하이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분투하는 상황에서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는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컨설팅기업 테네오의 가브리엘 윌다우 이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적은 코로나’ 정책으로 조용히 변하고 있으며, 이제는 감염자 수가 아니라 방역 과정에서의 혼란이 방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