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자국 정규군 헬리콥터의 러시아 영토 공습 주장에 대해 “이런 주장이 한두 번 나온 것이 아니다. 긍정도, 부정도 않겠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주 연료창고 시설 화재를 자국 육군 헬리콥터의 공격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방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러시아에서 발생한 참사를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언의 맥락을 보면 러시아 영토로 넘어가 공격한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한 달 넘게 전국이 초토화되고 민간인 사망자까지 발생한 우크라이나에서 모투자니크 대변인의 발언은 ‘교전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뱌체슬라프 글라코프 러시아 벨고로트주 주지사는 지난 1일 텔레그램을 통해 “연료 창고에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육군 헬리콥터 2대의 공습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상공으로 넘어가 공습을 감행한 헬기를 밀 Mi-24 기종이라고 지목했다. 이 기종은 러시아의 옛 소련 밀(Mil) 설계국에서 제작된 군용 헬리콥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헬기의 공격을 받고 화염에 휩싸인 벨고로트 연료창고 사진을 공개하면서 “25t짜리 로켓을 투하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히르키우에 인접한 벨고로트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히르키우는 이미 6주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히르키우는 우크라이나 동북부에 위치한 격전지 중 하나다. 벨고로트는 히르크우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남부의 주다.
글라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헬기가 저고도 비행으로 러시아 영내에 진입했다”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000㎥ 상당의 연료와 휘발유가 저장된 8개의 유류 저장고가 불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공격을 당한) 시설은 러시아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