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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美 주택가격 상승 최대폭 둔화…“겨울에 더 하락”


미국 집값 내림세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 경기침체 우려도 겹치며 월간 하락 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 정책이 지속하면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지수 제공업체인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25일(현지시간)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8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9%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집값이 내려갔다. 하락 폭은 7월(0.2%)보다 컸다.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3%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내림세를 기록했다.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도 1.3% 떨어졌다.

전년 동기대비 집값 상승률 역시 둔화 폭이 커졌다. 8월 집값은 전년보다 13% 상승해 7월(15.6%)보다 상승 폭이 2.6%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 1년간 집값이 워낙 가파르게 올라 전체 가격은 올랐지만, 월별 하락세는 가파른 것이다. CNBC 방송은 월별 상승 폭 둔화 수준이 198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라자라 S&P 다우존스 전무는 “미국 주택 가격의 뚜렷한 감속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계속됐다”며 “집값 상승세가 올해 봄 절정에 달한 이후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집값 하락은 금리인상에 따른 모기지 부담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업체 리얼터닷컴은 “구매자들이 금리 인상과 씨름하면서 주택구매 활동의 침체가 포착됐다”며 “40년 만의 최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영향으로 주택 구매자들의 가용 자산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금리는 8월 초 5% 수준에서 월말 5.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후로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속해 현재 7.4%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리얼터닷컴은 “월별 모기지 상환액이 지난해보다 75% 높아져 최초 주택 구매자 구매력은 10만 달러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미 연준이 오는 11월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자이언트 스텝 확률은 한때 95%를 넘어섰다.

리얼터닷컴 조지 라티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이자율은 연말까지 계속 상승해 구매자들의 주택 구매 능력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며 “겨울이 되면 주택 판매가 추가로 감소하고, 가격이 계속해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