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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이상 안씻어… ‘가장 더러운’ 노인, 94세로 사망


60년 넘게 물로 몸을 씻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사람’으로 불렸던 이란의 외톨이 노인이 94세 나이로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는 25일(현지시간)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사람’이라는 오명과 함께 ‘아모하지’(하지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통했던 남성이 23일 이란 남부 파르시주 데즈가 마을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아모하지는 얼굴까지 온통 검댕을 뒤집어쓴 채 벽돌 오두막에서 살면서 67년가량 몸을 씻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결을 유지하면 자신이 불행해지고 결국 죽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젊었을 때 입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씻기를 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모하지는 몇 달 전 마을 사람들의 계속된 권유로 몸을 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은 아모하지가 몸을 씻은 뒤 얼마 되지 않아 병에 걸렸다고 전했다.

수년 전 아모하지의 사연이 영국 미러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길가 웅덩이에서 물을 마시고, 차에 치여 죽은 동물의 사체 등을 먹으며 생활해왔다고 한다.

그의 취미는 동물 배설물로 가득 찬 파이프로 담배를 피우는 것이었다. 쇠파이프로 만든 대통을 이용해 마른 동물 배설물을 마치 담뱃잎처럼 넣어 피웠다.

아모하지는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몸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인지, 친구나 애인을 사귀기 힘들다”면서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건강하다”고 자신했다.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은 독특한 생활 방식을 고수해왔던 아모하지가 질병에 걸렸을 것을 우려해 그의 집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간염과 에이즈, 기생충 등 다양하게 건강검진을 시행했으나 실제로 아모하지는 매우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건강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청결하지 않은 환경에 몸이 적응했다”는 등의 추측을 내놨다.

영국 가디언은 아모하지의 사망으로 ‘가장 오래 씻지 않은 사람’의 비공식 기록이 30여년 간 목욕한 적 없는 인도인에게 넘어가게 됐다고 소개했다. 2009년 인도의 힌두스탄 타임스는 바라나시 외곽에 거주 중인 카일라쉬 칼라우 싱씨가 국가가 직면한 문제들을 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몸을 씻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라나시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많은 인도인이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다. 싱씨는 매체에 “‘불 목욕’을 좋아해 물로 씻지 않는다. 불 목욕은 물로 목욕하는 것과 똑같아서, 몸속 세균과 병균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마다 모닥불을 피우고 선 채로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