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의 명화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가 기후활동가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침입한 기후활동가 3명이 그림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됐다.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머리와 손 등에 풀을 묻혀 그림에 비비거나 그림에 이물질을 뿌렸다.
이들은 “당신 눈앞에서 이 아름답고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 손상되는 것을 볼 때 기분이 어떤가”라며 “우리 눈앞에서 지구가 파괴되는 것을 볼 때 그런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본 관람객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난하자, 한 활동가는 “이 그림은 유리로 보호돼 있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기후변화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시위를 하던 환경운동가 3인을 체포했다.
미술관 측은 성명을 통해 유리 속에 있던 작품 원본을 꺼내 전문가들에게 검사를 맡긴 결과 훼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예술은 무방비하며 우리 미술관은 무슨 목적에서라도 작품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기후활동가들의 미술 작품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들은 이달 중순에도 런던국립미술박물관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해바라기’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던졌다.
환경단체들의 이같은 시위는 다음 달 유엔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