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트위터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품에 안긴 지 1주일 만에 대혼돈에 휩싸였다.
'트위터 민원 핫라인 운영자'라는 공식 직함을 쓰는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가 마무리되자마자 파라그 아그라왈 전 CEO 등 기존 경영진을 내쫓은 데 이어 지난 4일 단번에 전체 임직원의 절반을 일괄 해고했다.
트위터 사측은 지난 3일 밤에 임직원 전체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위터가 건강한 길을 가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50% 감원 방침을 알리고 정리해고 대상 포함 여부는 다음날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예고가 없었던 셈이다.
제대로 된 사전통보도 없이 이메일로 짐을 싸라는 통보를 받은 트위터의 직원들은 분노와 좌절을 드러냈고, 남아 있는 직원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머스크의 거침 없는 행보로 트위터 내의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면서 트위터 창업자와 유엔마저 잇따라 비판과 우려의 발언을 내놓았다.
혼란 와중에 트위터는 월 이용요금 7.99 달러인 유료상품 '트위터 블루'를 출시했다고 애플 iOS 앱 업데이트로 공지했으나, 정작 실제 서비스는 개시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차로 인해 4일부터 5일까지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는 물론 서울의 한국지사를 포함한 세계 각지 트위터 사무실에서는 짐을 챙겨 나가려는 정리해고 대상 직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기존 임직원의 50%에 해당하는 3천700명이 해고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중 980여명이 본사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회사 전산시스템 접근권을 즉각 박탈당했다.
대부분은 재택근무 도중이나 퇴근 후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트위터 직원들은 '#OneTeam'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트윗으로 이번 정리해고에 대한 울분을 표현했다.
머스크는 해고를 단행한 4일 트윗에서 "회사가 하루에 400만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나가는 인원 전원에게 3개월치 급여가 제공됐는데 이는 법으로 요구되는 2개월치보다 50%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인수 직후 며칠간 회사에서 '치프 트윗'(Chief Twit)이라는 직함을 쓰다가 지난 1일부터는 '트위터 민원 핫라인 운영자'라고 자칭하고 있다. 이는 공식 직함이다.
현재 머스크 체제에서 CEO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은 트위터에 존재하지 않으며, 머스크도 자신의 공식 직함을 밝히면서 "CEO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에서는 '테크노킹'(Technoking)이라는 직함을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경영권을 장악한 후 "1주간 트위터 내에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실히 아는 것 같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위터 내의 분위기는 '머스크 유일 체제'가 들어선 이래 극도로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