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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체면 구기나… 상원 펜실베이니아 등 4개 州 ‘주목’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민주주의의 위기’다. 공화당은 7일(현지시간) 마지막 유세에서 경제 위기에 대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레드 웨이브’(공화당의 상·하원 승리)를 자신했고, 민주당은 ‘민주주의 시험대’ 프레임을 꺼내 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주요 여론조사에 따른 판세는 ‘상원=접전’ ‘하원=공화당 우세’다. 그러나 경제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유권자가 점차 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공화당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는 분석이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열세인 민주당이 얼마나 의석수를 방어해 내느냐에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270투윈, 파이브서티에이트(538) 등 선거예측기관은 공화당이 하원 지역구 220~230곳에서 이미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접전지역을 모두 승리하더라도 하원 권력은 공화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현재 하원에서 공화당은 의석 5개를 빼앗으면 과반(218석)을 차지하는 다수당이 된다.

30명을 새로 선출하는 상원의 승부는 초박빙 지역인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4개 주에 달렸다. 민주당은 이 중 3곳에서 승리해야 지금의 ‘50대 50’ 균형을 유지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몫까지 포함한 아슬아슬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원을 내주더라도 상원의 균형을 유지하면 체면은 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헨리 올슨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인플레이션, 범죄, 진보적 의제에 대한 무리한 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일반적 인식은 공화당에 놀라울 정도의 큰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을 예상했다. 그는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지금보다 31~40석을 더 얻어 246석까지 차지하고 상원도 접전지역인 조지아주와 네바다주 등에서 승리해 최대 54석까지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래도 이번 선거 결과에 달렸다. 상·하원을 모두 내주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 국면에 빠지게 되고, 당내에서 차기 대선 출마 불가론이 터져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거꾸로 공화당의 승리는 ‘트럼피즘’의 복귀를 의미한다. 그를 지지하는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세력이 의회 권력을 장악할 경우 미국의 국내외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우선주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돼 우크라이나 지원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 동맹 복원 등 ‘바이든표 정책’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지지층 결집을 위한 마지막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화상 리셉션에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어두운 세력과 맞서고 있다. 마가 공화당은 전혀 다른 종자”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또 “일하는 이들은 우리를 필요로 한다”며 노동자 계층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는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으며 지금은 이를 방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반복하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없는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었다. 반면 민주당 의회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었고 역사상 가장 끔찍한 세금 인상 정책을 폈다”며 “미국의 쇠퇴를 막으려면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