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으로 유명한 경기에서 사용된 축구공이 경매에서 약 32억원에 가까운 금액에 팔렸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그레이엄 버드 옥션 하우스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신의손’ 축구공이 200만 파운드(약 31억 920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공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공인구인 아디다스 ‘아즈테카(Azteca)’다. 이를 경매에 내놓은 사람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 경기 심판을 맡았던 튀니지의 알리 빈 나세르였다. 나세르 전 심판은 공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이 공을 세계인과 공유할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구매자가 대중을 위해 전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공은 당시 경기에서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선제 헤딩 골을 넣었을 때 사용된 공이다. 마라도나는 이 골에 이어 4분 뒤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2대 1 승리로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4강에서 벨기에를 꺾고 결승에서 서독을 제압하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마라도나의 첫 번째 헤딩 골은 이후 영상을 통해 마라도나의 머리가 아닌 손에 닿아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마라도나가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실턴과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손으로 공을 쳐 넣었던 것.
하지만 주심이 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득점으로 인정됐다. 마라도나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내 머리로 조금, ‘신의 손(the hand of God)’으로 조금 득점했다”고 답했고 이 때문에 이 공은 ‘신의 손’ 공으로 불렸다.
이날 경매에 앞서 나세르 당시 심판은 “(그때)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없었다. 실턴과 마라도나 두 선수가 내 뒤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토너먼트 전에 발표된 피파(FIFA)의 지시에 따라 나는 골이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선심을 찾았다”라면서 “경기가 끝나고 잉글랜드의 바비 롭슨 감독이 와서 ‘당신은 심판을 잘 봤지만, 선심은 무책임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