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매체가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 뷔의 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CG를 삽입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호주 방송 ‘더 프로젝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전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뷔를 비롯해 시상식 현장에 참석한 가수들이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중간 부분에 뷔가 리듬을 타며 다른 가수의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매체는 뷔가 흥겨워하는 모습에 코로나 바이러스 모양이 뿜어져 나오는 CG를 삽입했다. 마치 뷔가 기침을 하는 듯한 교묘한 편집이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BTS의 팬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 누리꾼 다수가 “인종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는 ‘#StopAsianHate’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비판에 나섰다.
논란이 불거지자 매체 측은 문제의 영상을 삭제했다. 현재는 관련 게시글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BTS의 글로벌 팬덤인 ‘아미’들의 사과 요구 등 잇딴 항의에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호주 방송이 BTS를 대상으로 인종차별적인 조롱을 일삼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에도 호주 공영방송 채널9의 뉴스쇼 ‘20 to One’의 출연진들이 BTS에 대한 인종차별, 성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방송의 여성 진행자가 BTS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라고 소개하자 남성 진행자는 “난 들어본 적 없다. 정말 별로다. 김정은이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면 이제 한국의 전쟁 문제는 없어질 수 있겠네”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한국에서 뭔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고 폭탄인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이었다. 그런데 이 그룹을 살펴보니 폭탄이 터질 것보다 더 별로다”라고 덧붙였다.
또 한 남성 출연진은 BTS의 UN 연설에 대해서 “UN에서 연설한 내용이 아마 헤어제품에 관한 거였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리고, 대놓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채널9측 관계자는 CNN을 통해 “BTS의 인기를 강조하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방송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무례하다거나 불쾌하게 생각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