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세계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평균 금리가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등 주요국들은 이번 주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축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내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경제 회복 수준 차이가 나타나 주요국들의 긴축 방향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자체 집계한 글로벌 금리 게이지가 지난 1월 2.8%에서 연말 5.2%로 상승 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연초보다 2.4%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현재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오는 13~14일 연리는 연방공개준비이사회(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처음 0.25% 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고, 5월 빅스텝, 6·9·10·11월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초 0.0~0.25% 수준이던 금리는 현재 3.75~4.00%까지 올랐다. 오는 14일 빅스텝이 단행되면 기준금리는 4.25~4.50%까지 높아지게 된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이번 주 각각 0.5~0.75% 포인트, 0.5% 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측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8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유럽중앙은행도 지난 7월 0.5% 포인트 인상으로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처음 올렸고,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0.75% 포인트씩 추가 인상을 했다.
블룸버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에서 약 275건의 금리 인상을 발견했다”며 “50개국 이상의 중앙은행이 최소 한 차례 이상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국들이 금리인상 대응을 위해 긴축 일변도로 나섰지만, 내년에는 경제 상황에 따른 차별화 행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 전망과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가 달라 긴축 방향이나 속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0월 7.7%로 지난 6월 이후 1.5% 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3일 발표되는 11월 CPI가 7.3%로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럽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사상 최고치인 10.6%에서 지난달 11월 10%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영국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11.1%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JP모건은 내년 중반 미국 인플레이션은 약 4%로 하락하지만, 유럽은 6.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 인하의 여유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내년 6월 기준금리를 5.25%까지 끌어올리고, 연말쯤엔 4.5~4.7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동안 유럽과 영국 중앙은행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긴축) 경로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