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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혹시 롱코비드?… 브레인 포그·탈모에 불면증도


영국에 사는 존 두사베 리처드씨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놀아주기 위해서는 따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롱코비드를 겪으면서 비정상적으로 긴 회복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7일 영국,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롱코비드의 대표적인 증상은 뇌에 문제가 생기는 브레인포그(Brain fog)다. 또 심각한 피로와 호흡 곤란, 불면, 우울증, 후각이나 미각 상실, 탈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브레인포그란 마치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기억력과 집중력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지난달 ‘노화 신경과학 프런티어’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롱코비드 환자 1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환자 10명 중 7명이 집중력과 기억력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연구원 루시 체케 박사는 “인지 관련 문제는 중요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가볍게 겪었더라도 뇌의 전체적인 크기가 최소 0.2%에서 최대 2%까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레인포그나 후각·미각 상실이 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선 피로감과 호흡곤란이었다. 국민일보가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질병관리청의 학술연구개발용역과제 최종결과보고서(코로나19 감염 국내 확진자 면역학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들에게 피로감, 운동 시 호흡곤란, 탈모, 가래 등의 롱코비드 증상이 지속됐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으로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했던 환자 47명의 상태를 18개월간 추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되는 가장 흔한 롱코비드 증상은 피로감(18%)과 운동 시 호흡 곤란(18%)이었다. 폐 기능 검사에서는 퇴원 당시 폐확산능(폐의 산소교환능력) 저하소견(정상치의 58%)이 관찰됐으며 특히 고령층 및 중증 환자에서 높은 빈도로 확인됐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회복돼 12개월 시점에서는 정상치의 87%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미국 헬스케어 빅데이터 회사 아이큐비아(IQVIA)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코로나19 환자 970만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약 22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진단 90일 이후에도 롱코비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큐비아 보고서에 따르면 롱코비드는 중추신경계(CNS)뿐만 아니라 심혈관, 호흡기, 내분비계, 위장, 귀·코·목, 신장, 근골격, 피부 등 거의 모든 신체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롱코비드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체내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를 공격한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