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도 강력한 미국의 소비력이 카드사 매출을 통해 나타났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마스터카드 보고서를 인용해 “11월 1일∼12월 24일 미국 소매판매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7.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증가율 8.5%보다 줄었지만 마스터카드 자체 전망치인 7.1%를 상회했다.
미국에서 매년 11~12월은 연말 쇼핑 대목으로 꼽힌다. 11월 넷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 그 이튿날은 할인 상품을 대거 쏟아내는 ‘블랙프라이데이’, 다음주 월요일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할인 상품을 판매하는 ‘사이버 먼데이’다.
그중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날이다. 소비자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할인된 상품을 구입할 기회를 얻고, 기업은 재고를 소진해 내년도 사업을 준비할 자금을 확보한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시작된 쇼핑 시즌은 크리스마스(12월 25일)를 지나 연말까지 이어진다.
매출 항목에서 의류는 4.4%, 외식은 15.1%씩 증가했다. 전자제품 매출은 5.3% 감소했다. 온라인 소매판매는 10.6% 증가했다. 마스터카드 집계에서 온·오프라인의 모든 결제 방식이 포함됐지만 자동차 항목은 제외됐다.
AP통신은 “미국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부문이 그동안 탄탄했지만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저가 상품을 찾는 움직임과 소비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