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면서도 “배타적인 소그룹에 반대해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의 중국 견제전략에 따라 결성된 쿼드(QUAD·미국 인도 일본 호주 안보협의체)에 동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각국이 단결·협력해 지역 평화, 안정, 발전 및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배타적인 소그룹에 반대하는 게 지역 국가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양국 관계의 발전을 추동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 및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헌을 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국이 역내 안보와 번영에 대한 우리 공동의 약속을 반영해 새로운 인·태 전략을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략은 법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려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국민의 의지를 보여주는 포괄적 접근방식”이라며 “인도·태평양 전역의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하려는 한국 목표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 핵 비확산을 촉진하려는 양국 공동의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과 우리 파트너들이 자유롭고 평화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한국의 새 전략에 대해 축하를 전한다”고 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가 중국을 언급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성하는 지역’이라고만 명기했다”면서 “이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표현”이라고 평했다.
통신은 또 “한국 정부는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와 군사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둘 다 포기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면서 “이번 인·태 전략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균형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