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부에서 이상 기후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겨울 스키장들이 때아닌 ‘눈 부족’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스키 메카’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스위스 빌라르쉬르올론, 독일 렝그리 등 스키장의 눈이 부족해 맨바닥이 드러났다고 지난 2일(현지시각) AP통신이 전했다.
스위스 기상청은 쥐라 산맥에 위치한 기상 관측소 기온이 한때 20.2℃를 기록해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기상청은 블로그에 “올해 초 날씨는 지금이 한겨울인지도 잊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라고 썼다.
이처럼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스위스의 일부 스키 리조트는 아예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오는 7일 스키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인 스위스 아델보덴 스키장 운영진도 눈 대신 풀이 무성한 흙바닥에 시름이 깊다. 이번 대회는 일평균 2만5000여명의 팬들이 방문하는 큰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 운영진 토니 하디는 “올해 대회는 100% 인공눈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새해 첫날 기온이 15℃를 웃돌며 각각 역대 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덴마크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대부분 지역 기온도 평년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서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럽으로 계속 유입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브뤼셀 대학의 기후 과학 교수인 빔 티에는 “금세기가 끝날 때쯤이면 지금의 ‘알프스 스키’는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며 “온난화가 진행되며 계속해서 눈이 녹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