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7일 부활절로 이어지는 고난주간을 계기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제안했다.
교황은 1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를 통해 “무기를 내려놓고 부활절 휴전을 시작하자. 재무장과 전투 재개를 위한 휴전이 아닌 협상을 통해 평화를 이루기 위한 휴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잿더미 위에 승리의 깃발을 꽂은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교황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영토로 정규군을 파병해 침략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앞서 지난 2일 몰타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이나 각계의 요청에 따른 방문을 고려하는지를 물은 취재진에게 “그렇다. 그것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앞서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우크라이나 정교회 상급대주교, 안드리 유라쉬 주교황청 우크라이나대사는 지난 2월 중순쯤 푸틴 대통령의 개전 명령을 앞두고 교황의 자국 방문을 요청했다.
교황은 이날 “폭력에 의지하면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잊고 무의미한 잔혹 행위까지 벌이게 된다. 우리는 어리석은 전쟁을 통해 이런 사실을 본다. 여기서 그리스도는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부활절인 오는 17일 미사에서 공식 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를 행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