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공세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전쟁의 여파로 우크라이나의 총생산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세계은행(WB)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GDP(국내 총생산)가 전년 대비 45.1% 축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GDP 감소폭은 전쟁이 길어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의 기업과 생산 설비 절반이 이미 파괴됐으며 전쟁으로 바닷길이 막혀 밀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이 불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밀 수출량은 90%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나 비에르데 세계은행 유럽·중앙아시아 부총재는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고 생산 기반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우크라이나에 당장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세계은행은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며 2022년 러시아 GDP가 작년 대비 11.2%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제 침체는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국가에도 연쇄 작용을 일으킬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앙아시아 지역 밀 생산량의 40%를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남캅카스 지역은 밀 수출량 75% 이상을 두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한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의 주요 수출국으로, 키르기스스탄 등 대(對) 러시아 수출액이 전체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도 있다.
세계은행은 동유럽 일부 국가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GDP가 작년 대비 작게는 4.1%에서 크게는 30.7%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9억2500만달러의 긴급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병원 근로자 임금, 노인 연금,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 프로그램에 사용된다. 아울러 세계은행은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더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민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