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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하원의장 선출 14번 실패, 트럼프 둘러싼 분열이 원인

연방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하원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역대급 난맥상을 보여주며 15번만에 간신히 성공해 당내 분열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전통적인 본래 공화당 모습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측이 연방하원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고 정면충돌하며 무한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2024년) 대선에서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포퓰리즘을 추구하는 쪽을 유지할지, 그 이전 좀 더 전통적인 성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하게될지 기로에서 고비를 맞고 있다고 Wall Street Journal은 분석했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른바 경합주로 격전지라는 예상이었던 미시간 주, 애리조나 주, 네바다 주 등에서 연방상하원과 주지사 등을 모두 민주당에 내주며 사실상 패배한 공화당은 책임 공방에 들어간 상태다.

주요 경합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 대부분 친트럼프 인사들이었고 선거를 치르며 계속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반복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선거 후에 반트럼프 진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스타일대로 선거를 치렀다가 철저히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버려야하는지를 놓고서 당 내분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 중앙 조직인 전국위원회(RNC) 로나 맥대니얼 의장의 진퇴 여부가 당내 힘겨루기의 1차적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나 맥대니얼 의장은 한 때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주의자로 알려진 래퍼를 비롯해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만찬을 가진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로나 맥대니얼 의장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에 대해서 전국위원회 수장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지만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 탓이라며 맞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제 반트럼프 인사가된 로나 맥대니얼 의장에 맞서서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직 교체를 원하고있는 강경파 두 사람이 모두 친트럼프 인사들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최측근으로 꼽힌다.

베게 회사 ‘마이 필로우’(My Pillow)를 경영하는 마이클 J 린델 CEO와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현 위원인 하밋 딜런 변호사 등이다.

마이클 J 린델 CEO는 지난 대선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을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렬하게 지지하는 가장 충성스런 인물이고 하밋 딜런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번 연방하원의장 선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친트럼프 인사들이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원내대표를 불신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단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반트럼프 인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로나 맥대니얼 전국위원회 의장이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연방하원 원내대표가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연방하원의장이 되지 못하는 것은 공화당 극보수 성향의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가 결정적이다.

프리덤 코커스는 공화당의 풀뿌리 보수주의 운동인 ‘Tea Party’에 기반을 둔 초강경한 우익 성향을 보이는 연방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모임이다.

이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44명에 달하는데 강성 친트럼프 성향이다.

그런데 워낙 이 44명 의원들이 극보수적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해 트럼프 전 대통령마저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들 44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도 듣지 않을 정도로 독불장군식으로 행동한다.

지난 4일(수)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연방하원의장으로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면서 공화당의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프리덤 코커스 44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들 44명이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하원의장으로 배척하는 이유는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공격적으로 싸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출 삭감, 예산안 감축 등의 의제에서 극한 투쟁을 원하는데 케빈 매카시 연방하원의장 체제가 그런 면에서 미덥지 못하다는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좀처럼 묘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면서 무려 14번 실패끝에 15번째만에 간신히 연방하원의장을 선출하면서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망친 이후 사실상 당내 질서가 무너진 상태를 보이고있다.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달라져야 하는데 그것이 친트럼프를 강화하는 것이 맞는 길인지, 반트럼프로 가야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간선거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