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국식 시나리오’를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영토를 분단시키려 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인사가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직후인 지난해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한반도처럼 분단 국가로 만들려 한다고 주장했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사무총장 격)는 8일(현지시간) 현지 방송사들의 연합 뉴스 프로그램인 ‘통합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재 (러시아로부터) 한국식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다”며 “(남북한을 갈라놓은) 악명 높은 ‘38도선(휴전선)’이다”고 했다.
지난해 3월 27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를 점령하고 합법적인 현 정부를 축출하는 데 실패 해 ‘한국식 시나리오’로 한반도의 분단국가 형태를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우크라이나에서 분리하는 경계선을 그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닐로우 서기는 “최근 한국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들은 (휴전선 설정이라는) 양보를 한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며 “현재 그들(한국인들)은 (장기적 분단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구체적인 발언 주체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닐로우 서기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자포리자주·헤르손주)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등 국토가 분단되는 조건으로 휴전하는 방안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 부대의 임시 주둔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600명 이상을 폭사시켰다고 주장했다. 지역은 동부 최전선인 바흐무트 인근 크라마토르스크 동쪽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 막사에 머물다 폭사한 러시아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러시아의 주장은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 올렉산드르 혼차렌코 크라마토르스크 시장은 페이스북에 “사망자는 없었다”고 적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