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전쟁의 상처 딛고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키이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가 러시아군이 남긴 처참한 전쟁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으로 키이우는 수도 300만 인구 중 절반이 대피한 상태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현재로서는 키이우가 언제든지 다시 러시아의 로켓 포격이 떨어질 수 있는 곳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보다 6배 많은 차량이 키이우 도로에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키이우에 있는 900개 이상의 슈퍼마켓과 460개의 카페도 다시 문을 열었다.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서부 쪽에 피신해있다가 지난주 금요일 남편과 7살, 3살 자녀들과 함께 키이우로 다시 돌아온 이리나 스토니엔코(28)씨는 “주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돌아와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WP는 키이우 사람들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키이우 내 위치한 극장에서 열린 두 번의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다음 주에 진행될 예정인 어린이 특별 공연도 이미 표가 모두 팔린 상태다.

러시아 침공 후 약 6주 동안 중단됐던 레시아 우크라이나 국립 아카데미 극장의 공연이 다시 재개되던 날 알렉산더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1막이 시작하기 전 간단한 연설에서 “예술이 상처를 치유한다고 믿는다. 수도의 문화 생활을 천천히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키릴 카시코프(52) 레시아 우크라이나 국립 아카데미 극장 전무이사는 WP에 “사람들은 뉴스에 나오는 잔혹함이나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분노와 슬픔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P에 따르면 키이우 전역의 식당들 또한 손님을 다시 맞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러시아 침공 후 이달 초까지 검문소의 군인들과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지하철에 피신해있는 주민들을 위해 매일 수천개의 요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키이우의 한 식당 직원 올하 아키자노바(28)씨는 “우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단골손님들에게 전화를 걸면 그들이 테이블 예약이 가능한지 물어보곤 한다”고 WP에 말했다.

다만 여전히 키이우와 외곽 도시에서는 전쟁 범죄가 쏟아지고 있다. 키이우 외딴 마을에는 대규모 무덤과 고문실이 여전히 남아 있으다. 경찰은 최근 키이우와 주변 도시에서 러시아가 남긴 1만개의 지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