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현지발 여객기의 한국 입국 제한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홍콩 정부는 10일 밤 성명을 내고 “한국 당국이 홍콩발 여객기에 대해 인천국제공항에만 착륙하도록 제한을 가한 것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 정부는 한국 당국에 철회를 강력히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며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을 통해서도 우리의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중국발 여객기에 이어 전날부터 홍콩·마카오발 여객기도 한국에 입국할 때 인천국제공항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게는 중국발 입국자에게 적용된 조치를 모두 적용하진 않고 입국 전 검사와 큐코드 의무화만 우선 적용할 방침이었으나 검역 일원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홍콩·마카오발 여행객의 출발일 기준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또는 24시간 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했다. 이 같은 규정은 다음 달 28일까지 적용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홍콩-부산, 홍콩-제주 직항을 운행하려던 홍콩익스프레스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을 예약한 승객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부산행 내항기로 환승할 생각이었다면 여정을 변경해야 한다. 이들은 일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다른 교통편을 찾아야 한다.
홍콩 현지 매체 ‘명보’는 11일 보도에서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인해 홍콩익스프레스 39편이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콩 WWPKG 여행사 관계자는 명보에 “현재 홍콩-인천 항공권 구하기가 어렵고 티켓 변경 비용도 비싸 설 연휴 40∼50명 규모 2개 한국 단체 관광은 취소될 것”이라며 “다음 달에는 매주 부산행 단체 관광이 있는데 환불 또는 일정 변경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월까지 한국 관광을 예약한 고객의 90%는 서울로 가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영향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부산과 제주는 꽃 피는 3월부터 5월까지가 관광 성수기라 해당 조치가 연장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콩 정부의 항의가 유효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지난 3년여간 방역을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 여객기의 운항 중단 조치를 빈번하게 취한 바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