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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내부 부패와도 전쟁 중…4일간 고위직 15명 해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부 부패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내세운 지 4일 만에 15명의 고위관리가 해임됐다. 키이우, 헤르손 등 5개 주 주지사를 비롯해 국방부 차관과 검찰부총장 등도 교체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관용’ 원칙을 선포한 지난 21일 이후 15명의 고위관리가 자리를 떠났으며 이 중 6명이 언론과 우크라이나 반부패 당국으로부터 부패 혐의를 받고 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내각 물갈이는 지난 21일 바실 로신스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차관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국가반부패국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되면서 시작됐다.

로신스키 차관은 발전기 구매를 위해 40만 유로(약 5억3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차관 사무실에서는 3만8000달러(약 4691만원) 상당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했다.

로신스키 차관이 체포된 당일 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내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부패 척결 문제가 명확하게 해결되기를 원한다. 상황이 과거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무관용 원칙을 내세운 뒤 이튿날 진행된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사 결정은 이미 이뤄졌다. 일부는 오늘이나 내일 확정될 것이며 인사는 정부 부처 내 다양한 직급과 조직, 지역과 사법부 시스템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젤렌스키의 연설 이후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고위 관리 4명이 추가로 해임되거나 사임했다고 전했다.


식량 계약을 부풀려서 체결한 혐의를 받은 뱌체슬라프 샤포발로우 국방부 차관이 사임했으며, 우크라이나 유명 기업인들이 소유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차장도 사임했다. 이들은 모두 혐의를 제기한 언론 보도에 결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렉시 시모넨코 검찰부총장은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낸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교체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유명 사업가가 소유한 벤츠 차량을 타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가안보회의는 지난 23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공무를 제외한 모든 공무원의 해외여행을 금지했다.

이외에도 사임하거나 해임된 관료 중에는 키이우, 수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5개 주 주지사가 포함됐다. 이들 5개 주는 지난 1년간 러시아와 주요 전투가 벌어진 지역으로서, 이에 따라 이들 지역 주지사의 입지가 이례적으로 강해진 곳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대통령은 사회를 보고 여론을 듣는다. 그리고 대중의 핵심 요구로서 모두를 위한 정의에 대해 즉시 응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