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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단체 ‘와그너그룹’ 5만명 중 1만명 남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죄수 인권 단체인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의 올가 로마노바 대표 발언을 인용해 전장에 투입된 와그너그룹 용병 5만명 중 4만명이 탈영, 항복하거나 부상 또는 전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와그너그룹 병사가 1만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와그너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용병회사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요충지 공격에 앞장서 왔다. 이들은 교도소에서 살인, 강도 등 중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을 데려와 계약을 맺고 전투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개월간 전투에 참여해 생존한 자는 사면한다는 계약조건을 제시해 죄수 수천명이 전쟁에 지원했다고 한다. 실제로 프리고진이 죄수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6개월간 복무하는 대가로 사면을 약속하는 동영상이 지난 9월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프리고진은 탈영하면 즉시 사살될 것이라는 엄포도 내놨다.

죄수를 앞세운 와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를 주도하며 큰 역할을 해왔다. 영국 국방부는 이달 초 성명에서 와그너그룹 외에도 러시아가 죄수들을 군수품 생산에 대거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인권 단체 사이에선 러시아군이 부족한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죄수들을 불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와그너그룹 병력이 5만명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 중 1만명은 기존의 용병이며 4만명이 죄수들이라고 알렸다. 백악관은 지난 20일 와그너그룹을 다국적 범죄 집단으로 지정했다.

커비 조정관은 “와그너그룹을 돕는 회사들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와그너는 여러 곳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범죄조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에서 타격 부대로 활약했던 와그너그룹이 와해된다면 러시아군의 작전술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하고 있는 바흐무트는 동부 요충지이자 최격전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미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군의 전력은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지난해 2월 24일 개전 이래 전사한 러시아군 병사를 총 12만160명으로 집계했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특히 총참모부는 최근 한 달 동안에 숨진 러시아 병사가 2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9월 자국 전사자 수가 5937명이라고 밝힌 뒤 전사자나 사상자와 관련해 추가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