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새로 출범하는 중국 국무원(내각) 지도부가 전원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커창 총리 체제의 현 지도부는 모두 물러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총리를 맡으면서 부총리와 국무위원이 전부 시 주석 사단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2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다음 달 20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0기 2중전회)를 열어 명목상 최고권력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할 인사 건의안을 심의·의결한다. 이때 국무원 지도부를 구성하는 총리와 부총리 4명, 국무위원 5명이 전원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권력 서열 2위의 총리가 될 리창은 지난해 10월 20기 1중전회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됐고 곧이어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바로 뒤에 입장했다. 리커창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의미다.
부총리 4명은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류궈중·장궈칭 정치국 위원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허리펑은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를 대체하고 류궈중은 쑨춘란의 뒤를 이어 방역을 총괄하는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총리, 부총리, 국무위원의 임기는 5년이고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국무위원은 왕샤오훙 공안부장, 리상푸 장비발전부장, 친강 외교부장, 우정룽·션이친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170만 공안을 이끄는 왕샤오훙은 199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에 근무했을 때 인연을 맺은 ‘시자쥔’(시진핑 사단)의 일원으로 지난해 6월 공안부장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18일 전국 공안기관 화상회의를 소집해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 주석의 명령을 단호히 따르고 당 중앙에 복종하라”고 말했다.
리상푸는 지난해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발돼 국방부장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교부장에 임명된 친강이 이번에 국무위원이 되면 중국 관가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초고속 승진이다. 왕이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은 과거 외교부장에 임명되고 11년 만에 국무위원이 됐다. 이 때문에 친강 대신 다른 인물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국무원 37개 부처 및 직속 기구 가운데 외교부 국방부 공안부 재정부 발개위 인민은행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27곳의 수장이 최근 1년 안에 교체됐거나 곧 교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교체 비율이 73%에 달한다. 명보는 “이 정도 개편은 국무원 역사상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오는 3월 전인대에서 이 같은 국무원 인선안이 확정되면 시 주석의 1인 독주 체제는 한층 강화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20차 당 대회를 거치면서 당 권력의 정점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전원 측근들로 채웠다. 전인대와 함께 개최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선 대만 통일 관련 메시지가 나올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