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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F-16전투기 우크라 지원 논의”


미군 내부에서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그동안 확전 우려로 이를 꺼려 왔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대규모 결전을 앞둔 상태여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전투기 지원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군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보내는 것을 승인하도록 미 국방부를 조용히 압박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올봄 영토 탈환을 위한 새로운 공세 개시를 준비함에 따라 국방부 내부에서 전투기 지원 움직임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서방 주력 전차인 미국의 ‘M1 에이브럼스’와 독일의 ‘레오파르트2' 지원 결정 이후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대공 미사일이나 방공 시스템 등 지원이 더 시급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배제했던 탱크와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이 최근 승인됐다”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전투기가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CNN과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투기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원에 있어서) 특정 시스템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동맹과 매우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러시아의 항공 전력에 열세다. 대신 서방의 지원을 받은 통합 방공망 시스템 등을 활용해 대공 지배권을 유지해 왔다. 폴리티코는 그러나 “고위 관리들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영공을 보호할 미사일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논의에 참여한 한 국방부 관계자는 “대공 미사일이 바닥나면 러시아의 첨단 전투기가 진입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는 경쟁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F-16은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어 영토 및 영공 방위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F-16 훈련을 시작할 준비가 된 조종사 50명가량의 명단도 확인했다”며 “이들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수천 건의 전투 임무를 수행해 3개월 정도면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군 관계자는 F-16 전투기가 최신형 전투기인 F-22나 F-35와 달리 1980년대 처음 제작된 3세대 전투기인 만큼 이를 지원하는 것을 확전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내세웠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전투기 지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로, 일부 동맹국 사이에서는 관련 논의를 물밑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과 군용기 지원 가능성에 대한 ‘패스트트랙’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프커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도 지난주 의회에서 “우크라이나가 F-16 지원을 요청하면 이를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금기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 제재의 목표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항공기) 수리 부품을 살 수 없어 부품을 찾기 위해 멀쩡한 비행기를 뒤지고 있고, 가장 큰 탱크 공장 두 곳은 탱크를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