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발생시킨 튀르키예 7.8 강진이 지난 6일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향후‘빅원’(Big One)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LA 타임스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이번 대지진은 캘리포니아주와 다른 지진 활동 지역에서 잠재적인 지진 위험에 대한 최신 경고라고 보도했다.지난 2008년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한 연구는 남가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어떤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공개했다.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남가주에서 7.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할 시 1,8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해 미국 역사에서 가장 큰 자연 재해로 기록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LA 카운티에서는 1,000명 이상이 지진 피해로 숨져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오렌지카운티에서도 350명 이상 사망자가 예상됐다. 5만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속출하고,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지나가는 라스베가스, 피닉스를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는 붕괴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50만명~100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고 산에 둘러싸인 남가주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한동안 고립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개스, 전력, 수도, 통신서비스 등이 마비될 확률도 높다. 강진으로 인해 진앙지 인근 지역에서 통신서비스가 최소 며칠에서 최대 몇 주 동안 중단될 경우 주민들은 위급상황 시에도 연락망이 끊길 위기에 처할 수 있다.■노스리지 지진보다 훨씬 강력지질조사국은 남가주에 진도 7.4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단층 간의 연결로 여러 지진대가 한꺼번에 움직여 동시 다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는 진도 6.4 규모로 120여명의 사상자를 낸 1993년 롱비치 대지진보다 30배 더 강력할 것으로 예측했다.가주의 경우 규모 8.2 강진도 가능하다는 예측이다.과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1906년 규모 7.8에 달하는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발생했다. 남가주에서는 1971년 실마 지진(규모 6.4)과 1994년 노스리지 지진(규모 6.7)이 일어나 인명피해가 컸다. 1994년 1월17일 새벽 4시30분께 남가주를 강타한 노스리지 대지진은 규모가 6.7에 달해 샌퍼난도 밸리 지역은 물론 LA 일원에 큰 피해를 냈다. 남가주 전역을 요동치게 한 당시 강진으로 건물이 총 4만여 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으며, 사망자가 한인 4명을 포함 57명에 달했고, 부상자도 5,000여명이나 발생했다. 규모 7.8의 경우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 동시 파괴력에 맞먹는 위력으로 노스리지 지진보다 훨씬 강력하다.■지진 보험 등 가입해야칼텍 지진연구소와 UCLA 연구소 측은 남가주를 강타할지 모르는 빅원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재난대비국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큰 규모의 지진에 대비해 지진 취약 건물로 판정된 건물의 소유주들은 서둘러 내진 보강공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비상용품을 갖추고 비상 연락망과 중요 서류 등을 따로 보관해 둘 것을 강조했다.가주에서는 지진 보험 가입도 권장되고 있지만 현재 약 10%의 주택만 지진보험에 가입된 상태다. 지진 보험의 경우 일반 주택보험과는 개별적으로 따로 가입해야 하고 보험료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간 지진 보험료는 도시별로 차이가 있는데 보험협회에 따르면 50만달러 커버리지를 기준으로 버뱅크 2,104달러, 롱비치 2,054달러, 어바인 1,610달러 등으로 남가주 지역은 1,500~2,500달러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디덕티블은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10~20% 수준이며 디덕티블이 높을수록 보험료는 낮아진다.이밖에 전문가들은 “지진 발생 시 음용할 수 있는 식수를 항시 가정에 비치하고 생존에 도움이 되는 손전등과 구급약, 그리고 최소한 3일치 비상용 식품 등이 든 재난대비용 배낭을 준비해 거주지 내부 곳곳에 비치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