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1000여명을 넘어섰다고 B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1만8500명)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여전히 매몰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BBC에 따르면 사망자는 이날 기준 최소 2만1809명이다. 튀르키예에서 1만8342명, 시리아에서 3377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수는 10만명에 육박한다.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피해로 튀르키예의 야외주차장과 체육관 등은 시신 안치소로 변하는 등 참혹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의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시민들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상 악화와 물자 부족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눈비와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구호인력과 장비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를 기다리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희생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의사인 모하메드 하순은 BBC에 “우리가 가진 의료용품으론 시리아 북부의 수요를 20%도 못 채운다”며 “제발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하도록 의료용품과 원조, (의료진) 훈련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각국의 구조대가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극적으로 생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스주에서 어머니와 두 아들이 지진으로 건물 잔해에 매몰된 뒤 78시간 만에 생환했다. 하타이주에서는 21세 남성이 84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