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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국 러시아 부끄럽다”…떠나는 발레 스타들


러시아 발레계에서 고국을 등지는 발레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발레계의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예술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볼쇼이의 프리마 발레리나였던 올가 스미르노바(30)는 지난달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스미르노바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텔레그램에 “조국 러시아를 부끄러워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메시지를 남긴 후 볼쇼이를 떠났다.

당시 무릎 수술 이후 두바이에서 재활 중이었던 스미르노바가 귀국을 포기한 것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모스크바로 돌아가면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뿐 아니라, 위험해질 것”이라며 귀국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볼쇼이의 예술감독 출신으로 세계적 안무가로 손꼽히는 라트만스키도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바로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3월 말로 예정된 모스크바 공연을 준비하던 그는 “푸틴이 대통령직에 있는 한 러시아에 돌아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라트만스키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발레계에 몸 담고 있던 타국 발레 인사들도 러시아를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출신으로 모스크바 네미로비치 단첸코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로랑 일레어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사표를 냈다. 러시아에서 활약하던 영국 출신 무용수 잰더 패리시와 이탈리아 출신 자코포 티시도 마찬가지다.

NYT는 앞으로도 러시아 발레계 인사들이 고국을 떠나려는 행렬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테드 브랜드슨 예술감독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일 러시아 무용가들의 입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냉전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무용수들은 “러시아에서는 예술가로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하며 고국을 떠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