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英 “러軍 97% 우크라에 있지만 진격 못해… 전차 40% 잃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육군 전력의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했지만 진격은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BBC와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열 번째 제재 패키지를 발표하고 러시아를 더 압박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15일 BBC에 출연해 “현재 러시아군의 97%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든 전선에서 전진하려고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동부 격전지를 비롯한 주요 전선에 대규모 병력과 전투기 등 중화기를 집중 배치하며 대공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월리스 장관은 “러시아군이 이들을 단일 전력으로 집결해 한 번의 대규모 공세를 취하지는 않았다”며 “모든 전선에서 전진하려고 노력했으나 이는 러시아군의 큰 희생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9개월 동안 전쟁 전 보유하고 있던 전차 전력의 40%가량을 잃었다.

지난해 고전했던 러시아는 최근 동부 바흐무트 등 최전선에서 점령지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루한스크 내 우크라이나군 방어선 2곳을 돌파했다”며 “상대가 점령지에서 최대 3㎞까지 후퇴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36발을 쏘는 공습을 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 가운데 16발을 격추했으나 79세 여성 1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방어 진지를 구축하고 서방의 무기지원을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최근 탄약·미사일 등의 보급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이 같은 약점을 파악하고 수도 키이우 상공에 풍선 6개를 보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을 소진하려고 했으나 풍선이 격추돼 실패로 돌아갔다.

EU는 10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의 세부내역을 발표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번 제재는 11억 유로(약 1조5100억원) 규모로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민간인과 에너지 인프라 공습에 사용하는 드론의 생산이나 밀수입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제3국으로부터 역수입할 수 없는 전자제품, 특수 차량, 기계부품, 트럭 및 제트 엔진용 예비부품과 같은 필수재를 타깃으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시종일관 평화를 권하고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함께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서 되도록 빨리 휴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현기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