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해안에서 난민을 태운 선박이 난파 사고를 당하면서 최소 59명이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아기 1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주(州) 동쪽 해안 부근에서 선박 난파 사고가 발생했다. 난민과 이주민을 태운 목선이 암초에 부딪혀 난파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들의 시신과 목선 잔해가 해류에 휩쓸려 해변으로 떠내려 왔다.
최소 5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가운데는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신생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81명은 난파당한 선박에서 해변까지 헤엄쳐 나왔다. 생존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난 난민 선박에는 140~150명 정도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탑승자들의 국적은 대부분 아프가니스탄, 이란,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당 선박에 2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탈리아 남부는 유럽에 들어가려는 난민들이 입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로 알려졌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14년 이후 지중해 중부에서 난민 선박 사고로 2만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 선박 난파 사고에 대해 성명을 내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힌 뒤 난민 밀입국 사업을 벌이는 브로커 조직을 비판했다. 그는 밀입국 브로커들을 ‘인신매매범’이라고 부르면서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지불한 돈과 그들의 생명을 맞바꾼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난민 선박에 대한 무조건적인 단속이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탈리아 야당인 오성운동 소속 라우라 페라라 유럽의회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밀입국 브로커들만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현재 유럽연합(EU)은 조국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