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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Times "한국인들, 학폭 가해자 사회적 매장 지지" 보도

한국의 학교 폭력, 학폭 논란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미국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 Times는 ‘유명인사가 싫어하는 관심: 괴롭힘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현재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학폭을 심층 탐사해 보도했다

NY Times는 이번 탐사 기사를 통해 한국 사회가 각계각층에서 과거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 Times는 유명인들이 학창 시절 괴롭힘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소속된 사회 공동체로부터 퇴출당한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주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이 참가하지만 KBO 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뽑히지 못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안우진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후배들 폭행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국가대표로 선발하기 부적절하다고 보고 제외한 것이다.

안우진은 지난해(2022년) KBO에서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지만 연말 시상식에서 기록상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최고 투수상을 받지 못했다.

역시 학폭 의혹이 있는 선수에게 상을 줄 수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폭력과 관련해 기소된 적도 없고, 안우진은 사과를 하면서도 언론 보도 내용에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NY Times는 안우진이 자신을 둘러싼 학폭 보도가 과장됐다는 입장이지만 야구팬들은 학폭을 저지른 안우진이 명단에서 빠지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NY Times는 한국인들이 안우진이 고교 시절 받은 봉사활동과 서면 사과라는 매우 낮은 징계수위가 가볍다고 인식해 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 Times는 지난 20여년 이상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괴롭힘, 왕따 등 학폭을 저지른 유명인들에 대한 비난 분위기가 매우 강해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지탄하는 국민적인 분위기가   한국 대중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학교폭력 문제를 주제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몰이를 언급했다.

또 고위 공직자 자녀의 학교폭력이 한국 정치권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도 NY Times는 거론했다.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2월) 25일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드러난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결정을 하루만에 전격 취소한 일도 언급했다.

NY Times는 정순신 변호사가 언어폭력을 가한 아들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며 피해 학생과 그 가족에 2차 가해를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했다고 소개했다.

앨라배마 대학에서 범죄학을 연구하는 김지훈씨는 미국에 유학오기전에 한국에서 학교 괴롭힘을 연구했는데 NY Times와 인터뷰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 피해자의 삶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영혼까지 파괴하는 매우 질이 좋지 않은 범죄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망가뜨리는 것에 대해 대부분 한국인들이 문제가 없다고 보는 시각을 갖고 있는데 그런 결과가 자업자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NY Times는 한국에서 학폭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의 장에 오른 것이 지난 1990년대였다며 당시 피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한국 사회에 학폭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뒤늦게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유명인들이 과거 학폭에 대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TV에서 인터넷에서 스크린에서 이 들을 보는 이제 성인이된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의 성공에 대해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NY Times는 분석했다.

한국 노윤호 변호사는 학폭 피해자들을 법률적으로 돕고 있는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학폭에 대한 처벌이 미국보다 약한 경향이 있다며 가해 학생들 입장에서는 걸려도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학교에서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폭력이 끊기지 않는 원인일 수있다고 지적했다.

학폭은 학교 교칙상 정학이나 퇴학 사유에 해당되는 데도 많은 한국 학교들이 사회봉사나 접근금지명령 정도 처벌을 내리는 데 그치고 하면서 피해자들을 분노케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국에서 학폭에 대한 비판 의식이 높아지다보니 학폭 사례가 공개되면 어떤 유명인도 이를 피해갈 수없을 만큼 한국 사회의 학폭에 대한 확고한 비판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학폭을 폭로하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해(2022년) 한국 정부 조사에서 한국인 91%가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해 지난 2014년 같은 조사에서 74%였던 것에 비하면 피해자들이 더 당당하게 학폭에 대해 고발할 수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NY Times는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중학교 시절 동료들에게 폭언을 하고 칼까지 들고 협박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대표 자매인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이 한국 배구계에서 퇴출됐다는 것을 전했다.

또 BTS 소속사로 유명한 연예기획사 하이브는 걸그룹 르세라핌의 한 멤버 김가람이 학폭 의혹에 휩싸이자 김가람과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르세라핌에서 내보냈다.

NY Times는 당시 김가람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가 응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증거를 공개하겠다고했고 결국 기획사 하이브는 김가람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NY Times는 이처럼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검사 등 유명인과 권력자들이 학교폭력 폭로의 가해자로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것에 대해 한국인들 대다수가 심각한 잘못에 대한 자업자득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이른바 ‘유명인 가해자 끌어내리기’가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NY Times는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