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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일 갈등 해소 강력 환영…“대중 견제 도움 기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제시한 한국 정부의 결정에 미국이 환영 의사를 거듭 밝히며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화해가 중국 견제를 위한 공동전선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역사적 발표를 환영한다. 한국과 일본 정부의 민감한 역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역사적 문제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담대한 비전을 보여줬다”며 “그들은 한 걸음 나아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양자 관계 진전을 위한 단계를 구축해 가기를 장려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가장 중요한 2개 동맹이며, 양국의 관계 강화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향한 진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미·일 3자 관계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동 비전의 핵심”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많은 시간을 들여 이 핵심 동반자 관계에 초점을 맞춰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 및 일본 모두와 단단한 양자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정부 출범 초기 단계부터 삼각관계 심화를 추구해 왔다”며 “한·미·일 삼각관계는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위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우크라이나 지원부터 대만해협 긴장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국의 군사력 증강 문제까지 모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 간의 지속적이고 훨씬 더 긴밀한 파트너십의 도래를 알리는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은 조만간 일본을 방문하고, 기시다 총리는 그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합의는 과거와 달리 양국이 긴밀한 관계의 전략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치적 위험을 감수했다”고 강조했다.

차 석촤는 “한국과 미국, 일본은 3자 의제를 더욱 가속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 중국, 러시아에 같은 생각을 지닌 동맹과 파트너십의 지역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 약속은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지역 동맹을 강화하려는 미국에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미·일 3국의 강력한 외교 및 안보 협력으로 북한의 핵 야망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를 바라는 윤 대통령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과 일본의 화해는 중국의 군사력 부상에 영향을 받은 최신 사례”라며 “중국이 군사력을 강화한 후 태평양에서 미국 주도 동맹이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이웃 국가들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쪽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한 것처럼 중국도 애초 목표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도 이날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은 국제질서에 기반한 규범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촉진하는 데 있어 핵심축”이라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조처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