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해고 여부를 묻는 트위터 직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조롱성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이 커지자 머스크는 결국 “상황을 오해했다”며 공개 사과했다.
머스크는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자신의 해고 여부를 묻는 직원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고 CNN, BBC 등이 보도했다.
발단은 아이슬란드 트위터의 디자인 수석 이사로 일하던 하랄뒤르 소를레이프손이 머스크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는 9일 전 트위터 인력 감원이 한창이던 시기에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접근이 차단된 것을 발견하고선 회사 인사 담당자에게 자신의 해고 여부를 문의했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소를레이프손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당신의 인사담당자는 내가 직원인지 아닌지 확인해주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이 이 글을 공유하면 대답을 해줄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머스크는 “무슨 일을 했느냐”고 되물었고, 소를레이프손은 ‘회사 전반에 걸쳐 디자인 수준을 올리도록 돕는 일’ 등 자신의 성과를 열거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물러서지 않고 “무슨 디자인을 어떤 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냐” “인증사진 없으면 무효다”는 등 연이은 ‘압박 질문’을 던졌다. 소를레이프손의 자기변호가 이어지자 머스크는 박장대소하는 이모티콘을 올리기도 했다.
설전 뒤 소를레이프손은 인사 담당자로부터 해고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소를레이프손에 대한 추가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는 “소를레이프손은 활동적인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 건과 별개로) 꽤 부유하다”면서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거의 일을 하지 않았고 그 변명으로 타이핑할 수 없는 장애가 있다고 했지만, 동시에 폭풍 트위터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내가 그다지 존중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를레이프손이 차분한 어조로 반론을 이어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소를레이프손은 머스크에게 “내 건강 상태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며 “당신이 언급했으니 더 설명하자면 나는 근육위축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25살 때부터 다리를 쓰지 못해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고, 근래에는 팔에도 힘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폭풍 트위터’에 대해 “오랜 시간 타이밍이나 마우스 사용과 같은 작업을 할 수 없지만 한 번에 한두 시간씩은 쓸 수 있다”면서 “이것은 트위터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수석 이사였고 임무는 주로 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 그들에게 전략과 전술적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머스크는 소를레이프손에게 사과했다. 그는 “소를레이프손과 화상 통화로 이야기를 나눴다”며 “상황을 오해한 점을 사과한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거나 어떤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가 없는 부분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소를레이프손이 트위터에 남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