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서 낙태를 거부당해 목숨을 잃을 뻔한 여성 5명이 낙태 시술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며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맨다 주라프스키(35) 등 여성 5명은 텍사스 주도 오스틴에 있는 주 법원에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긴급상황에서 선의의 판단으로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명확히 해 달라”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텍사스주 전역의 의료 전문가들은 낙태 금지법에 의한 처벌이 두려워서 생명을 구하는 데 필요한 낙태 시술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이 괜히 낙태 시술을 했다가 면허를 잃거나 99년 징역형을 받을까 봐 필요한 시술조차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맨다 주라프스키는 임신 17주에 자궁경부막 이탈 증세를 보였고, 의사는 뱃속의 딸이 태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의사는 그러나 태아의 심장이 아직 뛰고 있다는 이유로 낙태 시술을 거부했고, 주라프스키는 패혈증까지 앓고 한쪽 나팔관 제거 수술까지 한 뒤에야 겨우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내 생명 또는 아이 생명을 잃거나 둘 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트라우마와 절망감을 느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1973년 1월 22일 ‘로 대 웨이드’ 판결로 여성의 낙태권을 49년간 보장해 왔던 미국은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판례를 뒤집음에 따라 주(州)별로 낙태권 보장이 엇갈리게 됐다.
텍사스주는 의학적 긴급상황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13개 주 가운데 하나다. 텍사스주 외에 보수성향이 강한 플로리다주도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