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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은행도 파산… 美 “모든 예금 보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파산한 은행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지 이틀 만에 자산 1100억 달러 규모의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한 데 따른 조치다. 미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13일(현지시간) 미 주식시장에서 중소형 은행 주가는 폭락세로 출발하며 금융권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마틴 그룬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전날 “모든 예금자를 완전히 보호하는 방식으로 SVB에 대한 해결을 완료할 조치를 승인했다. 13일부터 예금에 접근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자금까지 연방정부가 보호한다는 것이다.

재무부 등은 SVB를 다른 금융기관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관련 절차를 진행했지만 실패했고, 차선책으로 예금 전액 보호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도 파문 확산을 우려해 이를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 규제 당국은 시그니처은행도 폐쇄하고 자산 몰수를 시작했다. 미 역사상 세 번째로 큰 파산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103억6000만 달러로 미국 29위 은행이다. 현재 885억9000만 달러(약 117조원)의 예금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은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 예금은 안전하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13일 미 주식시장에서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특히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 등은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70% 폭락했다. 팩웨스트 뱅코프(-44%), 자이언스 뱅코프(-28%) 등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중소형 은행의 주가도 개장 전 폭락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4.89%), 웰스파고(-4.47%) 등 대형은행도 주가에 타격을 받았다.

시장에선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많이 늘어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는 금리 동결 예상(12.9%)까지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SVB 파산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문동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