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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만이 아니다…“美 인기 앱 중국이 장악”


중국 업체가 만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미국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자국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진전 등의 기술혁신이 중국 테크 기업의 미국 시장 성공 비결로 꼽혔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3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 상위 5개 중 4개가 중국 업체가 만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3월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은 중국 기업 핀둬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였다.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전략으로 출시된 지 7개월 만에 미국 앱스토어 전체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미 의회의 초당적 퇴출 압박을 받는 틱톡, 3위는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비디오 편집 앱 캡컷이 이름을 올렸다. 4위는 테무의 경쟁자인 또 다른 초저가 온라인 쇼핑앱 쉬인(Shein)이 차지했다. 쉬인은 테무보다 앞서 출시됐으며, 역시 ‘아마존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페이스북이 5위로 그 뒤를 이어 중국 업체의 상위권 독식을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WSJ은 중국 업체의 미국 내 돌풍 비결로 알고리즘과 기술경쟁 등을 꼽았다. 테무의 경우 쇼핑몰을 운영하지만 직원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다. 핀둬둬는 지난해 연구 개발 비용만 15%를 늘렸고, 이 중 대부분을 인재 유치에 사용했다. WSJ은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10억 명의 인터넷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 사용자 선호도를 테스트하고 AI 모델을 최적화한 다음 해외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기술 개발을 위한 고강도 업무 환경으로도 유명하다. WSJ는 “바이트댄스는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팀별) 경쟁 체제를 실행하는 회사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여러 팀에 같은 제품이나 기능을 조금씩 변형해 개발하도록 하고, 특정 버전이 성과를 내면 관련 개발팀에 더 많은 자원을 몰아준 뒤 나머지는 폐기하는 식이다.

WSJ은 또 “사용자 피드백을 위한 무자비한 테스트와 반복 작업 뒤에는 결과물에 따라 몇 달 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기술 인력의 장시간 노동이 숨어 있다”며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는 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유명하다”고 언급했다.

테무는 지난달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에 첫 TV 광고를 내보낼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테무를 홍보하거나 친구를 추천하면 50달러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테무와 쉬인은 틱톡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중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쉬인은 모회사를 홍콩 법인에서 싱가포르 법인으로 변경했고, 테무는 본사를 보스턴에 마련해 뒀다.

그러나 틱톡 퇴출에 대한 정치권 움직임이 이들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한나 켈리 연구원은 “틱톡 금지법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다양한 중국 앱에 대한 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중국에 대한 우려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